Video Kill The Radio Star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TV가 라디오를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과거 목소리와 가창력으로 승부했던 가수들이 비주얼 가수들에게 밀리는 씁쓸함을 은유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 카메라는 전문가용, 일반용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일반용 카메라는 컴팩트 카메라, 즉 셔터만 누르면 촬영되는 카메라 시장이 존재하고 있었죠. 어느날부턴가 그 시장이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라는 괴물의 출현인데요, 컴팩트 카메라 시장을 조금씩 잠식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거의 평정하다시피 해버렸습니다. 전화를 하는 것으로면 여겨졌던 기기에 MP3, 카메라 기능이 탑재되고, SNS까지 유행하면서 빠르게 찍고 빠르게 올리는 시대가 되어버리니 사진만 되는 기기-간단히 사진만 촬영할 수 있는 기기의 몰락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발맞춰 기존 카메라 회사들은 스마트폰에 센서와 카메라를 제공했습니다. 자구책 또한 마련했는데요, 포서드 카메라(흔히 말하는 미러리스) 시장을 활성화 시켰고 스마트 기능을 탑재한 포서드 카메라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광학사업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소니는 다양한 실험을 즐겨하는 듯 합니다. 새로운 센서, 카메라의 출시 기간이 짧아서 분기별로 새로운 제품을 쏟아 냅니다. 후발주자로서 좋은 자세라고 할까요? 특히 포서드 카메라 부분에선 나름 경쟁력을 갖춘지라 더욱 열심히 분투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QX10(상단), QX100(하단)
얼마전 재미있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렌즈-카메라라고 해도 무방한 기기를 소니에서 출시했죠. QX100과 QX10입니다. 이 렌즈는 스마트폰에 렌즈를 연동시켜 촬영하는 방식입니다. 소니가 포서드 카메라에서 사용했던 앱인 플레이메모리스의 모바일 앱을 설치하여 스마트폰과 QX100, QX10을 연동시키면 새로운 컴팩트 카메라가 하나 완성되는 것이죠.
Sony Cyber-shot QX100 사양
• f/1.8, 3.6배 광학줌, Carl Zeiss Vario-Sonnar T* Lens(RX100MII의 렌즈)
• 2020만 화소, 1inch BSI Exmor R 센서, 어두운 곳에서 나은 퍼포먼스(RX100MII의 센서)
• 컨트라스트 검출 AF, 터치 포커스 AF(스마트폰에서), 얼굴 인식
• 렌즈 내장 손떨림 보정
• Full HD Video (MP4)
• NFC, Wi-Fi, 수동 촛점
• 스테레오 마이크
• MicroSD / 소니 메모리스틱 card slot
• 전면부 컨트롤 링, 수동 조정 가능
• 플라스틱 바디
• 검정색 제품만 출시
Sony Cyber-shot QX10 사양
• 1820만 화소, 1/2.3" type, BSI CMOS Exmor R, 어두운 곳에서 나은 퍼포먼스(WX150의 센서)
• 25-250mm에 상응하는 10배 줌(WX150의 렌즈)
• 컨트라스트 검출 AF, 터치 포커스 AF(스마트폰에서), 얼굴 인식
• 렌즈 내장 손떨림 보정
• Full HD Video (MP4)
• NFC, Wi-Fi
• 스테레오 마이크
• Micro SD / 소니 메모리스틱 memory card slot
• 플라스틱 바디
• 흰색, 검정색 제품 출시
최초에 QX 시리즈가 공개될때 저는 그저 스마트폰을 보조하는 렌즈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이전에 아이폰과 관련된 광확 보조 렌즈가 많이 출시되었죠. 국내에선 큰 반향이 없었습니다만 해외 쇼핑몰인 이베이나 아마존에선 스마트폰 렌즈라는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 정도죠. 이는 스마트폰 사진, 동영상 촬영의 수요가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니는 이러한 수요를 의식하고 QX 시리즈를 만든 것이 아닌가 합니다.
QX 시리즈, 사양을 확인해보셨나요? 특이한 점이 눈에 띱니다. 센서와 렌즈가 흥미롭습니다. QX 시리즈의 센서와 렌즈는 기존에 출시된 소니 카메라의 것을 채용했는데요, 특히 QX100은 RX100MII의 렌즈와 센서라고 하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직접 촬영해보지 않았고, 촬영된 이미지를 직접 확인해보지 몰라 섯부른 판단을 하긴 이릅니다만, 만약 사진의 품질이 RX100MII의 그것과 비슷하거나 같다면 가성비로는 나쁘지 않네요. 스마트폰에 연동되는 RX100MII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Sony QX100 and QX10 광고 영상
QX 시리즈, 과연 스마트폰 카메라와 경쟁력이 있을까요? 언제나 그렇지만 광고 영상을 보면 모든 제품은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구입을 할때는 냉정히 생각해야겠죠? 사실 기존 카메라가 있는 분들, 미러리스 카메라를 갖고 계신 분이나 사진엔 크게 흥미는 없지만 일상을 빠르게 찍고 싶은 분들, 이를테면 스마트폰으로 사진 촬영해 SNS에 자주 올리는 분들이라면 QX 시리즈엔 그다지 흥미없으실 겁니다. 미러리스, 스마트폰만 꺼내서 찍으면 될 것을 렌즈를 장착하고 앱을 띄우고....귀찮은 일이 되겠죠.
일반 스냅샷 용으론 어떠냐 물으신다면, 글쎄요. 저는 그닥입니다. 스마트폰에 장착해서 다니느니 차라리 미러리스나 작은 DSLR을 들고 다니는게 낫지 않을까요? 처음 구입하면 신기한 장난감 마냥 이리 저리 사용할 듯 합니다만, 왠지 그 흥미는 오래가지 않을 듯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분들에게 QX 시리즈가 어울릴까요? 저는 아기 사진을 촬영하려는 부모님들에게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최근들에 주위 후배들이 카메라에 대해 자주 물어봅니다. 아이 사진 찍어주고 싶은데 어떤 사진기가 좋냐며 자주 저에게 물어보곤 하는데요, 저는 되도록 조작이 쉽고 가벼운 카메라를 추천해주는 편입니다. 이런 면에 잘 부합되는게 QX 시리즈인데요, 스마트폰이야 누구나 다 갖고 있어서 아이가 있는 부모님들도 스마트폰으로 아이 촬영을 자주합니다. 근데 방에서 촬영할때 약간 어둡기라도 하면 화질이 떨어지는건 순식간이죠. QX 시리즈가 아마도 그에 대한 해답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가볍고 사용도 간편하고 화질에서도 그닥 나쁘지 않으니까요. 아이가 있는 부모님들에게 마케팅을 잘 한다면 가능성있는 기기가 아닐까 합니다.
그림 실력이 떨어지는 화가들에게 의해 개발된 사진기는 오늘날엔 기록을 남기고 알리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기록을 남기고자 하는 일반인들에게 최적화된 카메라는 컴팩트 카메라였죠. 그 자리를 몇 년전부터 스마트폰이 대체했죠. QX 시리즈가 스마트폰의 자리를 대체하긴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돕는 역할로는 나름 자리매김을 하지 않을까 하네요. 이미 해외에선 QX 시리즈의 장착을 편하게 하기 위한 스마트폰 케이스 제작에 돌입했다고 하니, 소니가 QX 시리로 개척한 스마트폰 보조 렌즈 시장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네요.